탁마의장

묻고답하기

Re: 질문 있습니다.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2,296

16-05-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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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닉네임 : [윤기붕] 2016.05.26. 14:46

반갑습니다.^^

정기법회는 열린 곳이니 누구든 오시면 됩니다. 어떤 자격도 필요 없습니다.

 

우리의 생각은 대체로 우리를 위한답시고 하는 짓이 모두 우리를 헷갈리게 하고 엉뚱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떤 수염이 멋진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어린 손자의 친구가 놀러와서 할아버지의 수염을 보더니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수염이 너무 멋있어요."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고 또 손자 친구의 말이 귀엽기도 하여 껄껄 웃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다시

"그런데 할아버지 궁금한 게 있어요."

"뭐가 궁금하니?"

"할아버지께서 주무실 때 수염을 이불 밖에 내 놓고 주무셔요? 아니면 안에 넣고 주무셔요?"

할아버지는 그만 대답이 콱 막혔습니다.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냥 잠이 오면 잤을 뿐, 수염을 어떻게 하려고 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 날부터 그 할아버지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이 수염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든요.

아무 문제 없던 수염이 문제를 삼으니 그날부터 불면증의 원인이 되어버린거죠.

 

님의 고민도 그렇게 시작된 듯 하네요.

 

대구 향교 근처 사는 어떤 분이 오랫동안 불면증 때문에 늘 맑지 못한 머리로 살면서 이 불면증을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그의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불면증을 극복하는, 좋다하는 것은 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애를 썼지만, 이 불면증을 없어지지 않고 하루에 한 두시간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의 불면증에 대한 집착이 삶의 전부라고 할 정도로 애를 먹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마음을 다스리자는 생각으로 해인사로 가서 삼천배를 하고는 성철스님을 만나서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자 성철 스님은 엉뚱한 소리로 호통을 치는 것입니다.

"아니 안 오는 잠을 왜 그렇게 자려고 해?"

 

삼천배 그거 안하던 사람이 하면 엄청난 고통이 오거든요?

그 삼천배로 다리의 근육이 뭉쳐서 절뚝거리며 산을 내려오던 그는 성철스님의 대답데 실망도 하고 기가 막히여

'내가 이 따위 말도 안되는 소리를 들으려고 삼천배를 했는가?'

하는 후회기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다리를 절뚝거릴 때마다 화가 치밀어
'이 놈의 땡중  다시는 보나 보자. 성철이란 말조차도 듣지 않을거다.'

하며

 투덜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저주의 마음을 퍼부으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밤,

그날 밤도 역시 여느 날 밤처럼 불면증에 대한 고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문득 성철스님이

"아니 안 오는 잠을 왜 그렇게 자려고 해?"

말이 떠오른 것입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그래 왜 내가 바보같이 오지도 않는 잠을 이렇게 자려고 하지?"

하는 생각이 스친 겁니다.

 

그로부터 잠이 들어 일주일을 세상모르고 잤다는 것입니다.

 

답은 참으로 엉뚱한 곳에 있기도 하죠. 특히 우리의 생각으로 생긴 고민은 말입니다.

불면증의 원인이, 자려고 하는 생각이었고 그 생각의 시비가 자신을 자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을 몰랐던거죠.

그래서 문득 자신의 생각의 잘못을 깨닫고 나니 애를 써서 자려는 생각이 사라지고

그때부터 잠은 문제가 아니라 그냥 잠일 뿐이 되어,

때가 되니 자연스럽게 잠이 온 것입니다. 그동안 못 잔 잠까지 말입니다.

 

님의 질문을 보니 이 두개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네요.

하하^^

혹 이 대답에 실망하시어 산을 내려오면서 화를 내던 불면증 환자처럼 다시는 이 카페에 오시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사람들의 번뇌는 100%가 생각에 속아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은 천년만년 살 것 같이 우리를 꼬드깁니다.

그것뿐 아니라 세상의 무엇도 생각만 하면 될 것같이 우리를 꼬드기고, 안되면 지나간 생각을 잡고 이리저리 따지고 협박하여 공포감까지 심어줍니다. 아주 나쁜 놈이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우리에게 묻혀서 세상의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생각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노예로 만드는 것이지요.

마음공부를  잘못 착각하여 생각을 어떻게 하려 하면 인연으로 일어났다 사라지는 허깨비 같은 생각을 실제하는 존재로 만들게 됩니다.

그러면 생각을 중시하게 되고 결국 생각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바른 생각도 있지요.

생각에 속지 않고 생각을 그냥 인연으로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일 뿐으로 놔두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른 생각이고 진정한 마음공부입니다.^

 

댓글목록

조나단님의 댓글

조나단  16.05.26. 17:24 


말씀 감사합니다.
담주부터 회비입금하고 법회 참석할까 합니다.
별일 없으면 그때 뵙겠습니다.

윤기붕님의 댓글

윤기붕  16.05.26. 18:03 


네~^^
님과의 인연이 참으로 기대가 됩니다.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조나단님의 댓글

조나단  16.06.02. 21:10 


윤기붕  선생님 요번주 참석할려고 했는데 일이 생겨서 그일이 이일보다 우선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담주에 무슨일이 있어도 참석코자 합니다.
죄송합니다.

삐카님의 댓글

삐카  16.05.27. 10:58 


하늘로 높이 올라간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Jonathan Seagul이 생각납니다.

조나단님의 댓글

조나단  16.05.27. 17:25 


그 조나단 맞습니다.
그리되고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