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마의장

야단법석

아동학대인가? 아니면 사랑인가? 화제의 일본그림책

작성자 : 덕인추천수 : 0조회수 : 3,999

16-02-10 14:51

본문

256c987ce9392f1ed8103ef9a3e90a15_1470637

제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는 마흔살, 그리고 아버지는 쉰살 이었습니다.  고령출산이었던지라 제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쯤 제 부모님의 겉 모습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처럼 보였습니다.  

학교에서 학부모 수업참관이 있었을 때였습니다.   교실 뒤에 서서 우리반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 학부형들을 돌아보고 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어? 한 명은 할머니가 대신 왔네."   

 

"어 그렇네, 할머니네~" 

 

"아니여, 저건 다케시네 엄니여!" 

 

"키키킥"

어머니의 주변에는  젊은 엄마들만  잔뜩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웃어 대고, 저는 부끄러워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날 집에서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엄니, 창피하니까 인저 학교 오지 마유" 

 

"뭐가 창피하다냐? 다음 번도 꼭 갈겨.  그보다 말여, 다께시야,  수업 중에 손도 번쩍 들고 발표도 많이 허구 그려. " 

 

"으유, 시끄런 할망구…"

순간 어머니는 무서운 얼굴로 변했습니다.

"인석이 부모한테 도데체 그게 뭔 말버릇인겨!"

어머니는 저를 곳간으로 끌고가서 가두어 버렸습니다.

"이게 뭐하는 거야 이 할망구야!"

"반성할때까지 이 안에 있능겨!"

어머니는 화가나면 저를 곳간에 가두었습니다.  어머니는 정말 괴물 같았습니다.

그 런 어머니와 아버지는 농사를 지었는데, 가지를 아주 많이 길렀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았던 두 분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다른 농가들 만큼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집은 가난했습니다.  그래서 밥반찬도 언제나 모양이 나빠서 팔지 못하는 가지로 만든 반찬들뿐이었습니다.   

"또, 가지인겨?" 

 

"불평하능거 아녀, 자, 어여 먹어, 가지는 몸에 좋은겨, 오 호호호호"

제 불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어머니는 늘 밥상에서 웃기만 했습니다.  

256c987ce9392f1ed8103ef9a3e90a15_1470637
저는 더 이상 가지를 보는 것도 싫었고 잠을 잘 때는 가지 괴물에게 쫓겨다니는 꿈까지 꾸었습니다.

256c987ce9392f1ed8103ef9a3e90a15_1470637
 
그리고, 제가 10살이 되었을 때 그 일이 벌어졌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뭔 일이여유 엄니? 

 

"자, 집에서 나가자!"

아버지가 운전하는 트럭에 어머니와 저는 함께 올라탔습니다.  

"자, 여긴겨!"

어둑한 저녁, 우리가 도착한 곳은 아파트단지였습니다.   거기서 어머니는 가지가 담긴 봉지들이 가득한 소쿠리를 제게 안겼습니다.  

"이게 뭐래유?" 

 

"이걸 혼자서, 한 봉지에 100엔씩 받고 팔고 오너라!" 

 

"뭐어라구유?!" 

 

"이러쿵 저러쿵 하지말구 어여 팔고 와!"

그렇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 집 근처의 아파트 단지에 가지를 팔게 하려고 데려 온 것이었습니다.  트럭옆에 서서 저를 홀로 아파트단지에 들여 보내는 어머니의 무서운 모습은 정말 괴물같았습니다. 256c987ce9392f1ed8103ef9a3e90a15_1470637 

"저어, 가지 필요하지 않으셔유?"

저는 혼자서 알지도 못하는 남의 아파트 단지 안을 한 집, 한 집 돌아다녔습니다. 

"가지 필요치 않으셔유?"

그러다가 어느 집에서는 무서운 아저씨가 문을 열고 나왔는데,

"이 놈, 귀찮게 하지말고 썩 나가거라!"

라며 저에게 야단을 쳤습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저를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돌아다니며 초인종을 누르는 다른집들도 반응은 비슷했습니다.  

"그런 건 슈퍼에서 산다구!"

 

"가지라구?  필요없어 가거라 어서 가라구!"

결국 저는 하나도 팔지 못하고 어머니가 기다리는 트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말했습니다.

"뭐 하는거냐?  타케시!  제대로 목소리는 크게 낸 거여? 엉?  내일은 꼭 팔고 오지 않으면 안돼는겨.  알았어!!"

저에게 야단치는 어머니는 괴물 그 자체 였습니다.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저는 알지 못하는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며 가지를 팔려 했지만 하나도 팔지 못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어머니는 괴물같은 얼굴을 하고 마구 화를 내며 야단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울고만 싶었습니다. 

256c987ce9392f1ed8103ef9a3e90a15_1470637 

또 가지를 팔러 나왔습니다.  가지를 팔지 못하면 이제 또 다시 괴물같은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초인종을 누르고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잘 기른 맛있는 가지입니다!!!.  봉지 한 가득인데 100엔 밖에 안합니다.!!!  더 이익보시는 거에유!!!"

 그러자 초인종을 누른집의 옆집문이 열리면서 집 주인이 나왔습니다.  바로 며칠전 그 무서운 아저씨였습니다.

"하하, 너 조그만애가 아주 대단하구나, 그럼 내가 사주마!"

아 저씨는 저를 칭찬하며 가지를 사줬습니다.   그 후로 저는 매일 혼자서 가지를 팔러 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많이 팔게 되어 저는 정말 즐거워졌습니다.   그렇지만 5개월쯤 계속되던 저의 가지장사는 갑자기 중단되었습니다.   그건 농삿일을 하던 어머니가 쓰러지면서 입원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머니의 병상 옆에서 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엄니가 뭔 병이래유?  괜찮은거여유?"

"괜찮냐구? 당연한거 아녀?."

언제나 말 수가 적던 아버지는 그렇게 말씀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후로 4년간 투병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14살이 되던 해, 어머니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백혈병이었습니다.    

화장을 치른 후 어머니는 뼈조차 아주 조금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투병하며 독한 약을 많이 먹었던지라 어머니는 뼈가 너무도 약해져서 화장할 때 모두 먼지가 되어 날라간 것입니다.  

어머니의 유골함 앞에서 아버지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다케시야, 인저 우리 둘이서 니 엄니의 몫까지 씩씩하게 살자꾸나." 

 

"야(네)…" 

 

대답을 하면서도 저는 그 때까지 줄곧 의문스러웠던 그 날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근데 말이유, 아부지, 엄니가 뭔 일로 그 때 저한테 그리 지독허게 가지를 팔게 시킨거래유?"

아버지는 잠시 침묵하다가 저를 똑바로 쳐다보고 말했습니다.

"타케시야…네가 가지를 팔러 다닐 때 말이다…사실 니 엄니는 말이다…트럭 안에서 울고 있었단다."

"아니, 괴물같은 엄니가 울었단 말유?"

" 그려,  네 뒷 못습을 향해서는 미안하다고 몇번을 말하며 울고 있었단다.  엄니가 죽더라도 씩씩하고 강하게 살아야헌다면서 말이다.  니 엄니는 그 때 살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걸 알고 있었던겨.  그래서 타케시 너헌테 앞으로 살아갈 방법을 가르치려고 마음을 괴물처럼 무섭게 다잡었던겨."

"매일 가지 반찬만 해 주던 엄니, 
화가나면 날 곳간에 가두던 엄니, 
괴물같은 무서운 얼굴로 내게 가지를 팔게 시키던 엄니…
아아…
그게 모두 날 위해서 그랬던 거네유…"

이제 어른이 된 저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지만 어려서 가지를 팔았던 경험이 있어서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지켜봐주고 있으니까 어떤 괴로운일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가지를 정말 좋아합니다. (*)

댓글목록

청정심 님의 댓글

16.02.10. 23:26 


재미있게 읽어네여. . 혹독한 엄마뒤에
좋은의도(사랑)이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