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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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병 다른 아픔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2,598

19-10-18 12:17

본문

백장선사는 마조스님 문하에 있을 때 다른 도반들과는 다르게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마조스님께 공양이 들어오면 늘 백장에게 보여주며

"이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었는데 백장은 우물쭈물 하였다.

 

그런 세월이 흐르다가

어느 겨울 날 바깥 나들이를 다녀오다가

강에 들오리가 내려 앉는 것을 보고는

둘이 그것을 보려고 조심스럽게 가까이 갔다.

 

마조스님은 역시 스승답게 또 물었다.

"이것이 무엇이냐?"

 

백장은 들오리가 날아갈까 조심하는 생각으로 긴장한 탓에 마조스님의 말을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

"들오리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사실 이것이 법이다.

그 동안 백장은 법이 따로 있는 줄 알고, 스승이 호떡을 보여주며

"이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어도,

스승이 물으니 법을 묻는다고 생각하고는 대답할 말을 생각으로 헤아려 내느라고 늘 우물쭈물 하였다.

그런데 사실은 있는 그대로가 바로 법이다.

그래서

"호떡입니다."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늘 생각에 빠져 대답을 잘 못하다가

마침 들오리가 날아갈까 조심하는 마음이 먼저 있어 있는 그대로

"들오리입니다."

라고 대답한 것이다.

마조스님에게는 이 둔한 제자를 제대로  깨닫게 해 줄 찬스가 온 것이다.

 

둘이 그렇게 숙덕거리는 중, 그 소리에 놀라 들오리가 날아가 버렸다.

그러자 마조 스님이 다시 백장에게 물었다.

"어디에 있느냐?"

그러자 백장은

"날아가 버렸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마조스님은 불성을 물었는데 백장은 드러난 모양으로 대답한 것이다.

그러자 마조스님은 백장의 코를 비틀면서

"날아가 버렸다고? 다시 날아가버렸다고 말해보아라.(여러가지 버전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아님)"

그러자 백장은 모든 의심이 사라졌다.

 

절로 돌아온 백장은 밤새 통곡을 하였다.

통곡을 그치지 않으니 대중들이 시끄러워 백장의 처소로 몰려가 물었다.

"왜 그렇게 우느냐?"

하니 백장은

"큰 스님께 가서 물어보아라."

하고는 계속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마조스님의 처소로 우르르 몰려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마조스님은

"나도 모른다. 백장에게 다시 물어보아라."

하였다.

그러자 대중들은 다시 백장의 처소로 몰려갔다.

 

그런데 좀 전에는 울던 백장이 까르르 웃고 있었다.

대중들은 무슨 연유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며 물었다.

"아니? 아까는 울더니 지금은 왜 웃는가?"

그러자 백장은 웃음을 그치지 않으면서

"그래 아까는 울었고 지금은 웃는다."

라고 하였다.

 

백장이 말한

"아까는 울었고 지금은 웃는다."

라는 이 말은,

세상 사람들이 같은 상황을 두고도 어떤 이는 울고 어떤 이는 웃는다.

그것이 세상이다.

 

사람이 슬프면 아프고 눈물이 난다.

그것은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같은 병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슬프고 아프고 눈물이 나는 사연들은 모두가 다 다르다.

 

이것이 같은 병 다른 아픔이다.

 

이것이 한 사람에게 적용하면 백장이 말한

"아까는 울었고 지금은 웃는다."

이다.

 

이 사실이 이해가 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는 모든 번뇌가 사라질 것이다.

왜?

세상은 그러한 곳이고,

이 법 역시 그러하니까

 

백장에 왜 아까는 울었고 지금은 웃었을까?

 

 


 

댓글목록

반야지님의 댓글

그냥  그러했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