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지도에 없는 세상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3,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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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도망쳤다.
잡히면 죽는 도망이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만든 지도가 전체 세계라고 믿는다.
그런데 도망치는 자가 지도를 벗어나려 한다.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놀라고 의심스럽고 그가 걱정되어 묻는다.
"거기는 지도에도 없는 세상인데?"
그러자 그가 말했다.
"그래야 그들이 못 따라오지요."
깨달음의 땅도 마찬가지다.
세간에 있는 지도로 갈 수 없는 땅이다.
그리고 그곳은 번뇌도 따라올 수 없는 땅이다.
하지만 그곳에 가는 지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깨달음은 지도에 없는 곳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도를 가지고 있는 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다.
지도에 가려 이미 밟고 있는 땅이 그곳임을 모르는 자들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깨달음을 얻으려면 이미 가지고 있는 지도를 버려야한다.
즉 깨달음이라는 지도, 얻으려는 지도, 옳고 그름이라는 시비분별의 지도, 나아가 깨달음이라는 모양도 버려야 한다.
그리고 한 소식, 즉 이 자리가 분명해지는 것은 선지식의 말을 열심히 들으면서 마음을 모으면 어쩌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공부의 끝으로 가는 보임(保任)은 지도를 버리지 않으면 절대 끝에 다다를 수 없다.
오히려 알았는데 왜 이런가? 하는 자괴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자리는 온통 그것밖에 없는데 마음은 안다는 생각, 그것 밖에 없다는 생각의 지도를 다시 만들어 그것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일체가 법이어서 아무 것도 없다. 의지할 것도, 시비할 것도, 또 따로 이것이 법이라는 것도 없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그냥 그럴 뿐이고, 그냥 그런 것이 바로 법이다.
그런데 자신이 한 소식했다고 그 눈으로 세상을 시비하면 또 그만의 지도를 만든다.
일체가 온통 한 법이요 우리가 사는 모든 곳, 모든 시간, 모든 행이 그것 아님이 없는데, 각자 지도를 만들어 그것으로 세상을 보고 옳다 그르다 한다면 그 자리엔 자유와 평화는커녕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 온통 번뇌밖에 없을 것이다.
왜 최상승(最上乘)에서 안다는 생각을 놓고, 놓았다는 생각도 놓고, 깨달음이라는 단어조차 잊어버리고 일체의 마음을 여읜 무심도인(無心道人)이 되라고 했겠는가?
만약 이것을 놓지 않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자신은 남을 때리면서 남들 보고는 손가락도 움직이지 말라거나, 자신은 안다는 생각으로 온갖 시비를 하면서 남들에게는 입도 떼지 못하게 하는 천하의 독재자가 될 뿐이다.
생각으로 헤아리지 마라. 그리고 그것을 넘어 티끌만한 시비도 놓아라.
그렇게 자신의 마음에 일체 시비를 여의면 세상과 자신의 머리에 온갖 생각이 오고가더라도 그것에 조금도 걸림이 없는 텅 빈 마음이 될 것이다.
그것이 해탈이요, 그것만이 깨달음을 넘어 지도에 없는 완전한 자유의 땅에 다다르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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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반야지7님의 댓글
반야지7 16.07.02. 15:11
지도에 없는 세상이라니,! !! 쌤. 이상한 사람은 던졌습니다.
윤기붕님의 댓글
ㅎㅎ 잘 던지셨습니다.^^
세간의 지도에는 없죠.
하지만 또한 그것 아닌 세상은 없지요.^^
초당 님의 댓글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은 거짓이다.
윤기붕님의 댓글
전체성을 깨닫지 못한 생각은 모두 개체성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엄밈히 말하면 다 거짓이죠.'^
흐르는강물님의 댓글
지도에 없는 세상을 가려고 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미움이 나날이 커져만 갑니다
청정심 님의 댓글
와우~~ 그러네요... 그것 밖에 없다는 생각도 없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