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천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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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지킬 법이 소중한 너희들이 지켜라.

작성자 : 윤기붕추천수 : 0조회수 : 1,902

20-03-01 18:36

본문

경에선가? 어떤 선지식인가?

누가 세상에 법이 없어 어지럽다 하니

이런 말을 했다.

“법은 지킬 법이 소중한 너희들이 지켜라. 내게는 지킬 법이 없다.”

 

향엄지한(香嚴智閑)에게 이고(李翶)가 물었다.

“계정혜가 무엇입니까?”

향엄이 말했다.

“내게는 그런 쓸데없는 살림살이가 없네.”

 

산천은 어떤 꽃이든지, 풀이든, 나무든, 곡식이든,

씨앗이 떨어지든, 싹이 트든, 자라든, 꽃이 피든, 열매를 맺든, 때가 되어 수명이 다하든,

그리고 어떤 벌레나 곤충이나 짐승이 와 먹든 아무런 상관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늘 무언가 지킨다.

이름을 지키고,

명예를 지키고,

권력을 지키고,

재물을 지키고,

 

그나마 이 정도는 지키지 않으면

남들이 내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으니까 이해가 된다.

 

그런데 거기에다

남의 시선에 어긋날까 나를 지키고,

제 입이 망령 날까 입을 지키고,

내가 뭔가 잘 하지 못할까 지키고

심지어

자신의 마음마저 믿지 못해 일어나는 족족 지키고,

 

거기다가

그것을 지키는 것마저 믿지 못해

이미 지나간 실수까지 지키려 자신을 쥐어뜯고

 

그게 안 되니까

스스로를

도둑보다 나쁜 놈으로 자신을 쥐어 밟는다.

오히려 남에게보다 자신에게 더 지독하게 군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행복을 찾는다.

그리고 또 법을 만든다.

 

게다가

이미 만든 법으로 안 되니까

그 법에 다시

또 법을 만들고

그 위에 갖은 아름다운 말들로 치장을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 아름다운 말을 실천하려고

다시 자신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에 미치지 못하면

또 역시 서슴없이 채찍질을 하고

자신을 쥐어뜯기까지 한다.

 

그래도 여기까지면

자신을 돌아보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구나.

하는 마음이 돌아봐 줄만하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다.

자신을 쥐어뜯고 싶고

좀 분이 풀리면

누가 볼 새라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닌 것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사람처럼

아니 오히려 언제 그랬냐는 듯

우아한 폼을 잡고는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닌 듯

위선자의 삶을 서슴없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산다.

 

그리고는

스스로도 지키지도 못하는

온갖 아름다운 말들을 옮겨와 온갖 곳에 펼쳐 놓는다.

자신이 지키지 못한다는 말은 절대로 안한다.

 

대신

자신은 이러한 말을 사랑한다고 외친다.

그리고 이런 말이 살아 꿈틀거리는 세상을 바란다고 외친다.

.

.

.

공자는 말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정말로 아는 것이다.”

 

향엄지한은 더 나아가 공자처럼 그런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내겐 그런 쓸데없는 살림살이가 없네.”

 

그대의 쓸데없는 살림살이가 무엇인가?

 

“법은 지킬 법이 소중한 너희들이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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